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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초부터 어죽까지, 사라질 뻔한 전통의 맛을 지키는 사람들

디-사커 2025. 2. 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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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는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한 가정의 손맛이 대를 이어 전해지기도 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한 그릇에 고스란히 스며들기도 하죠.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전통 음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묵묵히 오래된 맛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혹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아니면 단순히 그 음식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오늘은 대대로 내려온 전통 음식을 지키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잊혀져가는 별미, 태평초

경북 영주에는 ‘태평초’라는 독특한 음식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김치찌개 같지만, 탱글탱글한 메밀묵이 푸짐하게 들어간 것이 특징이죠.

이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제사나 잔치가 끝난 후 남은 메밀묵을 활용하기 위해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찌개를 끓였다고 합니다. ‘태평성대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태평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태평초를 파는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때 많은 식당에서 선보였던 음식이었지만, 오래 걸리는 조리 과정과 빠르게 변하는 식문화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게에서 60년 넘게 이 음식을 지키고 있습니다.

🥄 태평초의 맛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직접 만든 메밀묵 – 시중에서 파는 묵이 아닌, 메밀을 직접 갈아 정성껏 만듭니다.
김치와 돼지고기 – 깊고 얼큰한 국물 맛을 내는 필수 재료입니다.
비법 육수 – 멸치, 다시마, 대파, 마늘 등을 넣어 진하게 우려냅니다.

이 가게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평초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메밀을 다섯 번씩 갈아야 하고, 전분을 걸러내는 과정도 손이 많이 가요.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야 진짜 맛이 나죠."

이제 막 전통을 배우기 시작한 아들은 아버지의 손길을 따라가며, 그동안 지켜온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 어머니의 손맛을 잇는 어죽집

충남 홍성에는 4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작은 어죽집이 있습니다.
이곳의 어죽은 특별합니다. ‘호박을 먹인 미꾸라지’로 끓여 더욱 깊고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이죠.

🙋‍♂️ 어죽이란?
민물고기를 푹 끓여 살을 발라낸 후,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넣고 국수와 밥을 함께 넣어 만든 충청도의 향토 음식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미꾸라지를 그냥 사용하지 않습니다.
늙은 호박을 미꾸라지의 먹이로 주어 흙내를 없애고, 살을 더욱 통통하게 만든 뒤 요리합니다.

이 집을 운영하는 어머니는 홀로 삼남매를 키우며 오랜 세월 동안 어죽을 끓여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들이 그 맛을 이어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지켜온 이 맛을 사라지게 할 수 없었어요."

어죽을 만드는 과정은 여전히 고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미꾸라지를 삶고, 소머리 육수를 우려내야 하며, 손님이 올 때마다 즉석에서 국수를 끓여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어머니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가족의 삶과 역사가 담긴 소중한 유산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 전통을 지키는 이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오래된 것을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전통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더라도 옛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유는 단 하나 – "진짜 맛"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가족의 삶과 역사, 그리고 따뜻한 기억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쉽게 먹는 음식 중에서도, 언젠가는 사라질 수도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더 자주 찾고,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요?

📍 여러분이 좋아하는 전통 음식은 무엇인가요?
📍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음식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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