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한국 최초의 변호사가 등장한 지 100여 년. 한때 명예와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변호사라는 직업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드라마와 영화 속 변호사의 모습은 여전히 화려하지만, 현실의 변호사는 그와 다르다. 오늘날 변호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때로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다큐멘터리 “다큐시선-2020현실변호사”는 이러한 변호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룬다.
변호사 업계의 치열한 현실
오늘날 변호사들은 과거와 전혀 다른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다. 변호사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건 수임은 오히려 줄고 있다. 2011년 변호사 한 명당 월평균 2.8건이었던 사건 수임 건수는 이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경쟁은 심화되었고, 변호사의 경제적 안정성은 예전만 못하다. 서울 서초동의 법조타운조차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지고, 개업을 포기하거나 공동 사무실을 선택하는 변호사가 늘고 있다.
특히, 청년 변호사들의 고충은 심각하다. 로펌의 수습 변호사들은 과다한 업무량과 형편없는 급여로 고통받으며, 열정 페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부 로펌은 6개월 수습 기간 동안 야근과 개인 업무를 떠맡기며, 정식 고용을 약속하지 않는 부당한 관행을 이어간다.
변두리에서 빛나는 변호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의 본질을 되새기며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울릉도의 1호 변호사 백승빈 변호사다. 백 변호사는 “법이 필요한 곳에 있는 것이 변호사의 본질”이라며, 변호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울릉도에 개업을 결심했다.
울릉도의 주민들은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육지로 나가야 했고, 배가 뜨지 않으면 몇 날 며칠을 기다려야 했다. 백 변호사는 이러한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주민들에게 법률 상담과 조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송이 거의 없는 섬”에서 계약 검토와 같은 일상적인 법률 업무를 도맡으며, 주민들과 관계를 맺어갔다.
그는 주민들에게서 수입 대신 울릉도산 홍합이나 고로쇠 수액을 받기도 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주민들의 신뢰를 얻으며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법조인의 사회적 책임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사례다.
새로운 방식으로 변호사가 되다
다큐멘터리는 전통적인 변호사의 이미지를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변호사들도 보여준다. 5년 차 변호사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홍성민 변호사는 대중에게 변호사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소통한다. 법률 정보를 유머와 함께 전달하고, 법원에서의 실수담을 공유하며 구독자들과 친근하게 소통한다.
홍 변호사는 유튜브를 통해 잠재적인 의뢰인과 접촉하지만, 개인 방송의 목적은 단순히 수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풀고, 법을 더 쉽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촬영과 편집을 스스로 해내며, “결과가 형편없더라도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에 의미를 둔다.
또한, 변호사라는 직업이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자신만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이를 알리는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도전은, 변호사들이 더 이상 법정에만 머물지 않고 다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시대 변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다큐멘터리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에게 필요한 실천적 방향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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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자격이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변호사가 되면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변호사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3만 명이 넘는 변호사가 활동하는 오늘날, 변호사는 단지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는 변호사가 가진 사회적 책임을 재조명하며 끝맺는다. 변호사는 법을 무기로 삼아 사람들을 돕는 존재다. 과거처럼 권력과 부의 상징이 아닌, 시민과 함께 숨 쉬는 존재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묻는다. “변호사의 자격, 그것은 무엇인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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