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줄어드는 식사량, 전기세 대신 선택한 추위, 그리고 푸드뱅크 줄에 선 아이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영국이 이제 유니세프의 구호를 받는다? 브렉시트 이후 드러난 영국 경제의 진짜 얼굴을 들여다본다.

과거 제국의 영광에서 빈곤국의 현실로
이 다큐멘터리는 한때 전 세계를 지배하던 대영제국의 영광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입체적인 분석으로 풀어낸다. 단순한 통계 나열이 아닌, 금본위제 시절의 파운드 가치부터 브렉시트 이후의 민생 파탄까지 장대한 역사 속 추락 과정을 따라간다.
브렉시트, 금융허브로의 전환, 대처리즘의 민영화 정책 등 개별 사건이 아닌, 서로 연결된 시스템 붕괴의 연쇄로 영국의 위기를 해석하는 방식은 이 다큐의 큰 강점이다. 특히 푸드뱅크가 맥도날드보다 많아졌다는 충격적인 통계는 위기의 현실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국은 왜 가난해졌는가
-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 1파운드가 1.34달러에서 1.07달러까지 추락하며, 기축통화의 상징이었던 파운드가 무너졌다.
- 물가 폭등과 실질 빈곤: 전기세는 1년 새 세 배가 올랐고, 식료품 가격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며 서민들이 끼니를 걸러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푸드뱅크 이용자 급증: 지금 영국에는 맥도날드보다 푸드뱅크가 더 많다. 유니세프가 영국 아동을 돕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 정치적 불안정: 브렉시트 이후 7년간 총리가 다섯 번이나 바뀌었고, 리즈 트러스는 50일 만에 사임하며 '양배추보다 짧은 총리 임기'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이 모든 내용은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실패와 구조적 한계가 만든 인재(人災)임을 시사한다.
금융 중심주의가 만든 불평등의 시대
대처 전 총리가 추진한 신자유주의 개혁은 공기업 민영화와 복지 축소를 동반했다. 런던은 세계적 금융허브가 되었지만, 소수의 금융인들만 이득을 보는 구조는 양극화의 뿌리가 되었다. 영국 사회는 결국 노동자 계층의 불만이 터져나온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분열되었고, 이는 다시 경제적 고립으로 이어졌다.
이 다큐는 이를 통해 '금융 발전 = 국가 발전'이라는 신화가 어떻게 현실에서 무너졌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인도계 출신의 리시 수낙 총리가 등장하지만, 그의 부유한 배경과 정치 경력 부족은 새로운 희망보다는 상징성 이상의 의미를 담지 못한 채 한계를 노출한다.

제국의 몰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다큐는 단순한 현재 진단을 넘어서, 제국주의의 유산과 산업혁명의 실패한 계승이라는 뿌리 깊은 원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던 영국은 전쟁과 제국의 해체, 그리고 미국과 독일의 산업 추월로 쇠퇴를 맞는다.
문제는 이후에도 전통 제조업을 디지털화하거나 자동화하지 못한 구조적 경직성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로봇 자동화를 가장 빠르게 도입한 나라 중 하나지만, 영국은 아직도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많은 '낡은 산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 같이 참자'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현재 영국 정부는 증세와 긴축이라는 고전적 처방 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재무장관은 "영국인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잘 참는 민족"이라며 위기를 견디자는 식의 정서적 호소를 강조한다. 그러나 다큐는 분명히 말한다. 이 위기의 책임은 국민이 아닌 정치에 있다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다큐는 장기적 비전, 생산성 향상, 교육 및 복지 인프라 재투자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정치인에게는 더 큰 안목과 책임이, 시민에게는 감시와 참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누구를 위한 다큐멘터리인가?
이 작품은 단순히 영국을 향한 시선에 머물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모든 '성장 끝난 선진국'이 직면한 문제와 위기의 경고이기도 하다.
- 경제 규모는 크지만, 미래 비전은 없는 나라
- 고도화된 금융 시스템 뒤에 가려진 민생의 붕괴
- 정당 간의 갈등으로 국민만 피해보는 정치 시스템
이러한 조건은 지금 한국에게도 낯설지 않다.
영국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
이 다큐멘터리는 경고다. 그리고 거울이다.
영국의 실패는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금융 중심주의', '정치적 오만', '복지 포기', '갈등 유발형 리더십'이 가져온 결과는 경제지표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의 질 하락과 공동체 붕괴였다.
지금,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도자에게 어떤 비전을 요구할 것인가? 이 질문은 영국이 아닌 우리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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