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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5천억 체납부터 약물 오남용까지: 건강보험이 무너지고 있다

디-사커 2025. 4. 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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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쉬지 않는데, 우리는 왜 지치기만 할까?

한 해 평균 병원 방문 횟수 17회, 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입니다. 반면, 자신의 건강에 만족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병원을 그렇게 자주 가는데도 왜 우리는 건강에 대해 자신감이 없을까요?

최근 시청한 다큐멘터리는 이 질문에서 출발해, 한국 건강보험의 시스템을 바닥부터 들여다보며 우리 사회의 건강 문제를 폭넓게 조명합니다. 단순히 병원비가 오르고 있다는 문제를 넘어서서, 보험료 체납, 의료 남용, 약물 중복 복용, 고령화로 인한 재정 위기, 그리고 예방의료의 필요성까지—이 다큐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의료 문제의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는 치밀한 기록입니다.


체납, 보이지 않는 그림자

“건강보험료 체납이 2조 5천억 원.” 이 한 문장이 이 다큐의 도입을 강렬하게 장식합니다. 서울 강서구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징수팀이 체납 사업장을 방문하는 장면은 마치 범죄 현장을 취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문이 굳게 닫힌 채 인기척이 없고, 불은 켜져 있는 사무실. 수차례 연락했지만 받지 않는 전화. 이곳이 단순히 빚을 갚지 못한 사업장이 아닌, 공적 시스템을 외면한 ‘비협조적 대상자’라는 점에서 문제의 본질은 무겁습니다.

실제로 건강보험 체납액이 늘수록 성실 납부자의 부담은 커집니다. 즉, ‘누군가의 무책임이 다른 누군가의 지출로 이어지는 구조’가 계속되는 것이죠. 체납 대상자와 징수자의 날 선 대화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신뢰와 책임감의 붕괴를 상징합니다.


병원에 가는 것, 그 자체가 병이다?

다큐는 단순히 체납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뒤에 놓인 ‘과잉의료’라는 구조적 문제를 정조준합니다.

예를 들어, 다제약물 복용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 개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 환자의 모습은 충격적입니다. "약이 밥이다"라는 고백처럼, 정작 필요하지 않은 약들을 한가득 복용하고 있는 현실은 '치료'가 아니라 '관리 실패'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바른 약물 이용 시범 사업’은 반가운 대목입니다. 약 성분 중복 확인, 유통기한 점검, 불필요한 약 정리 등을 통해 대상자의 복용약을 체계적으로 조정합니다. 이처럼 개인의 건강을 섬세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보험 재정 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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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은 치료보다 강하다

다큐 후반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예방 중심 의료 시스템을 갖춘 일본과 대만의 사례입니다.

특히 일본 미스미 시의 ‘건강 포인트 제도’는 단순한 운동 장려를 넘어, 건강이 곧 경제적 이득이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만보기를 착용하고 매일 걸은 만큼 포인트가 쌓이고, 이 포인트로 지역 상품권을 구입하거나 기부도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제도가 단지 시민의 건강만 챙기는 게 아니라, 의료비 절감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이 제도에 꾸준히 참여한 사람들은 연간 의료비가 약 110만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재택 의료 병원을 운영하는 일본의 미하라 원장 사례는 의료가 ‘진료실 안’이 아닌 환자의 일상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는 병원이 아니라 집에서의 건강관리와 정서적 케어가 더욱 절실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실천이 미래의 보험을 만든다

이 다큐를 통해 깨달은 가장 큰 메시지는 간단했습니다. 건강보험은 단지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켜가는 공동체적 약속이라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각자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 다큐가 제안한 실천 방안 정리:

  1. 국가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받자
    • 2년에 한 번 진행되는 무료 검진을 통해 숨은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약 서랍부터 정리하자
    • 유통기한이 지난 약, 중복된 약 성분이 없는지 점검하고, 약사는 정기적으로 상담 받기.
  3. 운동은 보험료 절감이다
    • 하루 만 보 걷기 운동을 실천하고, 지역 건강 포인트 제도가 있다면 참여해보자.
  4. 한 병원, 한 약국에 집중하자
    • 주치의 제도를 통해 의료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받는 것이 건강과 비용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모두 보험의 일부다

이 다큐멘터리는 명백히 말합니다. 건강보험은 단지 혜택의 대상이 아니라, 책임의 주체이기도 하다고요.

유방암 진단을 받고 나서야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강순정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후회가 아닙니다. 그건 곧 우리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매년 ‘미뤄둔’ 건강검진 예약 한 번이 미래의 건강을 바꿀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 독자 여러분께 묻습니다:

여러분은 건강보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정기 건강검진은 받고 계시나요? 혹시 ‘약이 밥’이 된 경험이 있다면, 그 이야기도 함께 나눠보세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내는 보험료와 우리의 생활 습관이 결국 미래의 건강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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