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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사이, 금문도 느릿느릿 힐링 여행기

디-사커 2025. 6. 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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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잔혹함을 딛고 조용히 일상을 잇는 섬, 금문도를 만납니다. 전통과 사람의 온기 속에서 우리는 평화를 다시 묻습니다.


출처-EBS다큐


기억과 평화가 공존하는 섬, 금문도의 초대

한반도 면적의 1/5에 불과한 섬, 대만의 금문도(진먼)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본섬에서 200km 떨어졌지만 중국 대륙과는 불과 6km 거리—썰물 시엔 1.8km에 불과한 이 국경의 섬은, 전쟁과 평화, 기억과 현재가 맞부딪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특히 이 다큐의 화자는 서울에서 태어난 화교 2세로, 중국 산둥성 출신 부모를 둔 이연복 셰프입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배경과 정체성의 혼란을 솔직히 드러내며, 과거 전쟁의 기억이 깃든 이 섬과의 교차점을 성찰적으로 탐색합니다.


포탄의 섬에서 칼을 만들다

금문도는 1958년부터 20년 넘는 시간 동안 중국군의 포격을 받았습니다. 포탄 100만 발 이상이 섬 전체에 쏟아졌고, 이는 섬의 높이를 2m 가까이 낮출 정도로 지형을 바꾸었습니다. 다큐는 이런 극단적 과거의 흔적을 생생하게 기록합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전쟁 때 떨어진 포탄 파편을 칼로 재탄생시키는 장인의 이야기입니다. 화로 온도 1300도에서 달궈진 쇳조각을 망치로 두드려 칼을 만드는 장면은, 그 자체로 치유와 재창조의 은유처럼 다가옵니다. 폐허 위에서도 문화는 살아남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람과 삶의 온기가 서린 풍경들

금문도의 시장 풍경은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생선, 손맛이 깃든 죽과 춘권피 등 대만 남부 특유의 인심과 공동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특히 4대째 전통 음식점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는, 단순한 ‘힐링’ 이상의 문화적 연속성과 생활의 존엄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술지게미로 소를 키우는 귀농 청년, 고량주 양조장의 전통 누룩 문화 등은 ‘산업’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서의 농업을 보여주며, 지속 가능성과 생태적 전환의 실마리를 담고 있습니다.


출처-EBS다큐

전쟁의 전선, 기억의 후방

전쟁의 상흔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다큐는 1990년대까지 선전 방송이 이어졌던 등려군 방송실, 포탄 파편과 방공호, 마산 관측소 등을 통해 기억이 어떻게 공간에 새겨지는지를 섬세하게 따라갑니다. 중국과 불과 30분 거리, 그러나 깊은 분단의 상징이 된 금문도는, 한국의 연평도나 백령도와 유사한 지정학적 긴장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이 다큐는 단지 과거의 유적지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유적지 위를 지금 아이들과 여행객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을 대비시키며 ‘기억의 화해’ 가능성을 엿보게 합니다.


집과 기억을 품은 공간, 전통 가옥 민박

300년 전 지어진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은, 이 다큐의 감정선을 정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명나라 때 외구를 막기 위해 세운 성곽, 부유한 상인이 살던 이 고택은 지금은 민박으로 사용되며, ‘지금 여기서 살아가는 삶’과 ‘과거가 머문 자리’를 자연스럽게 이어줍니다.

전통적인 미음자형 구조, 손님을 위한 대문 개방의 의례, 소박한 차 한 잔 화자는 이 공간에서 자신의 과거, 가족의 역사, 음식인생 50년의 여정을 조용히 정리합니다.


평화를 기억하는 여행

이 다큐는 단지 관광 다이어리도, 전쟁 유적 해설도 아닙니다. 그것은 기억을 통해 평화를 복원하는 여정입니다. 전쟁이 뺏은 것들을 어떻게 다시 되찾고, 전통과 공동체를 통해 어떻게 그것을 치유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추천 대상

  • 전쟁과 평화, 기억의 방식에 관심 있는 시청자
  • 문화유산과 생태적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
  • 가족, 정체성, 삶의 지속 가능성에 질문을 품고 있는 이들

여러분은 어떤 기억을 잊지 않고 계신가요? 당신의 기억은 지금 어떤 삶을 만들고 있나요?

좋았다면 공감, 구독, 그리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나눠주세요. 함께 기억하고, 함께 평화를 만들어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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