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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만 캔 팔린 곰표 밀맥주의 몰락: 기술 탈취와 파산 위기의 진실

디-사커 2025. 8. 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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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마시던 그 맥주,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곰표 밀맥주", 수제 맥주의 대중화를 이끈 상징적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이름만 남았습니다. 그 인기의 비결과 몰락의 내막을 추적하는 이 다큐는, 중소기업의 눈물과 한국 제도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출처-탐사기획스트레이트

브랜드 신화의 시작과 예상치 못한 파국

곰표 밀맥주는 단순한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수제맥주 시장의 판도를 바꾼 대중화의 아이콘이자, 기업 간 컬래버레이션의 성공 모델로 손꼽히던 상품이었죠. 이 다큐는 곰표 밀맥주의 흥망사를 통해 브랜드 협업의 빛과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2020년,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과 수제맥주 스타트업 ‘세븐브로이’가 협업을 통해 탄생시킨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10만 개가 완판되고, 단 1주일 만에 30만 개를 팔아치우며 그야말로 ‘국민맥주’ 반열에 올랐습니다. 편의점에는 진열도 전에 줄이 섰고, 인기 예능에도 등장하며 대중적 브랜드로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3년의 계약이 끝난 뒤 대한제분은 예고 없이 ‘경쟁 입찰’을 통해 새로운 제조사를 선정했고, 제주맥주가 새로운 파트너로 등장했습니다. 곰은 남고, 세븐브로이는 사라졌습니다.


출처-탐사기획스트레이트

세븐브로이의 몰락, 곰의 웃음 뒤에 감춰진 진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습니다. 계약 종료를 예견하지 못했던 세븐브로이는 냉장 탱크에 저장된 미포장 맥주 277만 캔 분량을 폐기하게 되면서 5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더해, 대한제분이 제공한 자사의 기술자료를 제주맥주에 넘겨 제품을 유사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습니다.

실제로 두 맥주는 알코올 도수, 밀 함량, 향 조절 혼합제재 성분, 효모까지 비슷하다는 분석이 이어졌고, 기술 탈취 논란으로 비화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가 제공한 자료는 해외 수출용 세관 요구에 따른 것이며, 유출된 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제주맥주 또한 "같은 성분이라고 같은 맛이 날 수는 없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영상 큰 타격을 입은 세븐브로이는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협업의 성공 사례’였던 브랜드는 법적 공방의 상징으로 전락했습니다.


출처-탐사기획스트레이트

청년 창업자의 분노, 반복되는 기술 탈취 피해

곰표 사례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사례를 통해 주제를 확장합니다. 바로 대학 리뷰 앱을 만든 청년 창업기업 ‘팬덤’(UC)과 입시전문기업 ‘진학사’ 간의 분쟁입니다.

팬덤은 2만여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입시 정보를 제공하는 앱을 개발했지만, 협업을 맺은 진학사가 유사한 기능과 구성을 가진 자체 서비스를 별도 사전 협의 없이 출시하며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13개 기능 중 12개가 동일, 데이터 배치까지 비슷한 수준이었죠. 결국 특허청은 기술 부정 사용으로 판단했지만 진학사는 이를 거부했고, 소송이 이어지며 팬덤은 투자 유치와 기업 운영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출처-탐사기획스트레이트

왜 우리에겐 ‘디스커버리 제도’가 없는가?

곰표 사건도, 팬덤 사례도 공통적으로 기술 탈취와 법적 입증의 어려움이 핵심입니다. 이 문제의 근간은 바로 한국에는 ‘디스커버리 제도’가 부재하다는 데 있습니다.

디스커버리 제도란 소송 전 양측이 증거를 서로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미국식 민사소송 절차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기업 간의 분쟁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정리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2017년 공정위에서 논의가 시작됐지만, 재계의 반대와 영업 기밀 유출 우려로 입법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피해를 입어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 현실이 이어집니다. 자료를 요구할 수 없는 구조,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시스템, 몇 년이 걸리는 소송 절차는 중소기업에게 ‘포기’만이 남은 선택지를 강요합니다.


다시는 ‘곰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단순히 한 맥주의 실패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협업 생태계의 민낯을 고발하는 고품질 저널리즘 콘텐츠입니다. 중소기업, 스타트업, 창작자들이 협업을 기회가 아닌 ‘위험’으로 인식하는 구조, 법적 보호 장치의 부재는 이제 고쳐야 할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은 기술 탈취 공방을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꾸고, 피해 기업뿐 아니라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릴 수 있는 대기업조차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보는 사람에게, 이 다큐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 곰표 밀맥주를 좋아했던 사람에게: 왜 그 맥주가 사라졌는지, 진짜 이유를 알려주는 영상입니다.
  • 창업을 꿈꾸는 청년에게: 성공이 곧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을 알려줍니다.
  • 정책 입안자와 기업인에게: 제도 부재의 구조적 문제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

당신이라면 기술을 공유하면서도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겠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경험이 있으셨나요? 댓글로 의견을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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