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맞으며 자랐을까?"
어릴 적 학교에서, 집에서, 이웃집에서조차 우리는 종종 맞았습니다. 그것을 '사랑의 매'라 불렀고, 심지어 효자손에 '사랑의 매'라는 문구가 적혀 팔리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 매는 진정한 사랑이었을까요?
최근 방송된 한 다큐멘터리는 이 익숙하지만 이제는 낯설어진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여 '체벌'과 '훈육'의 경계, 그리고 부모와 자녀 간의 진정한 소통에 대해 심도 있게 조명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울’이 됩니다. 누군가의 유년기, 또 누군가의 현재를 비추며 묻습니다.
“당신은 체벌을 사랑이라 믿은 적이 있나요?”
📌 체벌의 기억은 왜 오래 남을까?
출연자들의 고백은 무겁고도 진솔합니다. “우산으로 맞았다”, “묶인 채로 맞았다”, “억울했지만 말할 수 없었다.” 각자의 체벌 경험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 –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아팠던 것이 아니라, 억울함, 무력감, 혼란스러움이 함께 남았습니다.
어떤 출연자는 “왜 아빠는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나는 때려?”라고 아이가 묻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 단순한 질문 하나가 체벌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담긴 모순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 체벌은 훈육이 아닌 ‘중독’이다?
오은영 박사는 이 다큐에서 '체벌은 훈육이 아닌 중독'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이 왜 이토록 강하게 와닿는 걸까요?
체벌은 빠르게 효과를 보입니다. 아이는 울고, 겁을 먹고, 일시적으로 멈춥니다. 부모는 ‘효과가 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변화가 아닌 공포에 의한 회피 행동일 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일시적 효과에 부모가 점점 의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처음엔 손바닥 한 대, 다음엔 회초리, 나중엔 그보다 더 센 도구를 찾게 됩니다. 강도가 점점 올라가고, 이것이 ‘중독’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는 이유입니다.
🧠 아이를 때리지 않고도 훈육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체벌 없이 훈육하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요?
이 다큐에서는 그 해답으로 ‘훈육’의 원래 의미를 다시 소개합니다. 훈육이란 ‘덕으로서 사람을 인도하여 기른다’는 뜻. 여기에는 ‘때린다’는 의미가 단 한 글자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실수하고, 떼를 쓰고, 울고, 화를 냅니다. 이것은 정상적인 성장의 일부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호하지만 따뜻한 태도입니다. 강한 말보다 일관된 규칙, 신뢰, 대화가 아이를 성장시키는 진짜 방법임을 이 다큐는 여러 사례와 함께 제시합니다.
📊 법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민법 915조 논란
이 프로그램은 ‘민법 제915조 폐지’ 논란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쟁도 함께 조명합니다. 915조는 부모가 자녀를 훈육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으로,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아동학대를 방치하는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스웨덴은 이미 1979년에 관련 조항을 폐지했고, 일본도 최근에서야 같은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그 첫걸음을 내딛는 중입니다. 여론은 절반 이상이 폐지를 찬성하지만, 체벌 경험이 있는 비율은 무려 71.7%. 그만큼 사람들의 삶 깊숙이 체벌이 자리 잡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 체벌은 결국 관계의 문제다
아이에게 가장 큰 상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폭력입니다. 외부의 타인보다 부모로부터 받는 언어폭력이나 신체적 체벌은 훨씬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남깁니다.
이 프로그램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왜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가족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해해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정은 말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훈육은 말보다도 진심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훈육의 방법
이 다큐에서 제시하는 실제적인 실천 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정적으로 흥분했을 땐 훈육하지 않는다.
👉 훈육은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 “왜 그랬어?”보다는 “그랬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구나.”가 필요합니다. - 정당한 사과와 반성의 말을 자주 사용한다.
👉 “그때 내가 너에게 화낸 건 잘못된 방법이었어. 미안해.” - 아이의 주장에 일관된 기준을 세워준다.
👉 규칙은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설명되어야 합니다. - 하루 10분, 아이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눈다.
👉 질보다 양보다 중요한 건 정서적 교감입니다.
🧭 체벌을 끊는 세대가 되기 위해
체벌은 세대를 타고 대물림됩니다. 맞고 자란 부모는 체벌이 당연하다고 느끼기 쉽고, 그렇게 자녀를 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사슬을 끊어야 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당신이 맞고 자란 마지막 세대가 되세요.”
이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그리고 한때 맞으며 자란 아이였던 사람으로서, 그 말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지금도 체벌을 훈육이라 믿고 있진 않으신가요? 아니면 과거에 체벌을 경험한 기억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 글을 친구, 가족과 공유해 이 중요한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지길 바랍니다.
'주제별 다큐멘터리 큐레이션 > 생활,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때, 정선·춘천·웅포의 토박이 밥상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 (0) | 2025.04.17 |
---|---|
돌부처 vs 물찬제비, 조훈현과 이창호의 숨 막히는 사제대결 비하인드 (0) | 2025.04.16 |
제주 올레길, 하루 1만 보로 삶이 달라진다 – 걷기 명상과 치유의 여정 (0) | 2025.04.15 |
한강이 기억하는 서울의 맛과 삶 – 밤섬에서 전류리까지 (1) | 2025.04.14 |
눈물의 마지막 세트… 작은 학교 배구부가 남긴 기적 같은 이야기 (0) | 2025.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