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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 앞에서 사랑을 묻다: 키르케고르와 장자가 말한 불안의 미학

디-사커 2025. 5. 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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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마음을 흔드는 사람, 그 사람에게 뛰어들 용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흔적은 지울 수 있어도 땅을 밟지 않고 살 순 없다. 장자의 철학과 키르케고르의 번지점프가 만날 때, 우리는 사랑과 자유의 본질을 묻는다.


출처-EBS지식

사랑 앞에서의 도약, '살 모르탈레(Sal Mortale)'

이 리뷰는 단순한 철학 해설이 아니다. 이것은 사랑과 결단, 인간의 실존적 도약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죽음의 도약’이라 번역되는 살 모르탈레(Sal Mortale)는 한 인간이 기존의 삶을 통째로 내려놓고, 낯선 타자를 향해 몸을 던지는 행위를 상징한다. 이것은 연애뿐 아니라, 인생의 모든 선택 앞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불안과 맞닿아 있다.


장자와 키르케고르, 자유와 불안의 철학적 이중주

장자는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거부한다. 그는 국가, 가족, 사랑조차도 지배/복종 관계로 고정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자유와 사랑'의 관계를 제안하며, 이 관계는 본질적으로 ‘자연스럽다’. 키르케고르도 같은 맥락에서 ‘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는 이성주의를 비판하며, 사랑해서 알게 되는 관계를 강조한다. 이 두 철학자의 접점은 ‘점프’라는 비유로 상징된다.

  • 번지점프는 불안을 상징한다. 뛰기도 전에, 혹은 뛰기로 결단하지 못했을 때에만 불안은 존재한다.
  • 뛰면 자유롭다. 하지만 자유는 결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 날개 없이 나는 것,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랑해서 안다'는 비이성적 확신

우리는 흔히 타인을 “알아서”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리뷰에서의 핵심 주장은 반대다. “사랑해서 안다.”

  • 연애의 출발은 예측 불가능한 감정이다.
  • 상대의 정체도 모른 채 끌리는 그 순간, 우리는 이미 불안의 영역에 들어선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겠다는 결단으로 점프한다.

이 비약의 순간은 장자의 말처럼 '날개 없이 나는' 경험이며,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신을 향한 도약'과도 유사하다. 단, 여기에서 ‘신’은 더 이상 절대자가 아니라, 타인이라는 상대적 존재로 바뀐다.


철학을 일상에 비추다: 장자의 사랑, 키르케고르의 결혼

장자의 철학은 뜬구름 잡는 사변이 아니다. 일상적인 결혼, 연애, 가족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는 현실주의자다. '중매결혼'은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사랑은 없다. 반대로 사랑은 언제나 불안정성을 내포한다.

  • 우리는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점프가 아니다.
  • 사랑은 그 사람을 알기 전에 시작된다. 알게 되는 것은 그 후다.

장자는 말한다. “날개 없이 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이 말은 어쩌면 불완전한 인간이 비약을 시도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다.


불안은 결단의 문 앞에만 존재한다

불안의 철학은 인간 존재의 핵심을 드러낸다. 키르케고르는 말한다. 진짜로 뛰기로 결심하면 불안은 사라진다. 망설일 때만, 그 중간에서만 불안이 존재한다. 이 불안은 곧 인간의 위대함이다. 새는 그냥 날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낙하를 감수하면서도 도약을 택한다.

  • 사랑은 예측 불가능한 타자를 향한 믿음의 도약이다.
  • 사랑은 앎이 아니라, 앎을 향한 움직임이다.

당신은 뛰겠는가?

결국 이 모든 철학적 비유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당신은 그 절벽 앞에서 뛸 수 있는가?

뛰면 실패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당신을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뛰지 않으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이다. 사랑이란, 바로 그 지점에서 한 인간의 자유의지로 만든 선택이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했는가? 알아서 사랑했는가, 사랑해서 알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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