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충격기로 참다랑어를 낚는다고? 욕지도 사람들의 고군분투 속, 바다의 귀족 참다랑어 양식의 현실과 미래를 낱낱이 파헤칩니다.
욕지도 바다 위, 바다의 귀족과 사람의 사투가 펼쳐지다
참치라고 다 같은 참치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참다랑어는 단연 고급 중의 고급이다. 일본 도쿄의 초밥 경매장에서 수천만 원에 낙찰되는 그 '바다의 다이아몬드'. 이 다큐멘터리는 그 참다랑어를 바다에서 '기르는' 이야기다. 욕지도 바다 한복판, 4년을 키워 한 마리씩 전기로 기절시키며 낚아 올리는 이 기상천외한 풍경은 그 자체로 강렬한 시청 경험이다.
전기 충격과 맞바꾼 생명
이 다큐의 백미는 단연 전기 충격 낚싯대다. 특수 제작된 장비를 사용해 100kg에 달하는 참다랑어를 낚는 장면은 웬만한 공학 다큐 못지않은 정밀함과 긴장감을 준다. 참다랑어는 피부에 상처만 나도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물 대신 낚시로만 포획하며, 잡자마자 전기 충격기로 기절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도 번번이 실패하는 모습은 참다랑어의 지능과 속도,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윤리적 고민도 함께 제기될 수 있다. 동물 보호 단체 일각에서는 전기 충격 포획 방식이 '비윤리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상품성을 위해 동물을 기절시킨다"는 문장이 주는 불편함은 분명 존재하며, 이는 향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고등어 한 마리도 그냥 던지지 않는다
참다랑어의 양식은 철저한 공정과 관리의 집합이다.
- 고등어와 전갱이를 먹이로 제공하며,
- 전기 낚시부터 피 빼기, 해체, 포장까지
- 단 몇 초도 지체하면 육질이 상하는 고단한 작업이다.
그런 과정에서 4년을 키운 110kg짜리 참다랑어 한 마리가 4만 원에 거래된다는 현실은 놀랍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엔 5만 원 이상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일본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수요는 증가세다. 중국 고소득층의 수입 참치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양식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물 가리'라는 이삿날의 전쟁
1년에 한 번, 참다랑어는 집을 이사한다. 양식장의 '그물'이 해조류, 따개비 등으로 무거워지면 새로운 그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벌어지는 것이 '그물 가리'다. 지름 25m, 수심 15m의 거대한 원형 가두리를 들어올려 새 그물과 연결하는 이 작업은 크레인과 잠수부, 2배의 인력이 동원되는 초대형 작업이다. 이때도 참다랑어가 그물에 상처 입지 않도록, 고기의 이동 경로까지 계산해가며 진행된다. 단순 노동을 넘는 '수중 공학'의 현장이 펼쳐지는 셈이다.
기술 이전에 마음으로 사는 이들
무게 25kg짜리 고등어 블록을 날마다 옮기며, 새벽에 부산에서 통영을 거쳐 욕지도로 향하는 사람들. 이 다큐의 진짜 감동은 이들의 얼굴에 있다. "서운하죠. 그래도 보내야죠. 그래야 저희도 먹고 사니까요." 이 한 마디에 담긴 생활의 무게와 직업의 존엄성은 말보다 묵직하다.
옥타비오 같은 외국인 노동자와 30년 양식장 베테랑이 함께 힘을 맞춰 참다랑어를 키운다. 산업화된 작업 속에도 가족처럼 이어진 연대감은 감동적이다. 이 다큐가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산업 다큐 그 이상으로 다가온다.
참다랑어 양식, 지속 가능성을 위한 대안일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참다랑어는 과잉 포획으로 멸종 위기 종으로 분류된 바 있다. 일본은 2024년부터 참다랑어 남획 규제를 강화했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도 지속적 모니터링을 권고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한국의 욕지도 참다랑어 양식은 친환경적 어획 방식으로서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비용 구조, 유통의 문제, 생물 윤리 등의 이슈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4년을 기르고도 일본 가격의 절반에 팔아야 한다면 경제적 지속 가능성도 다시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먹거리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이 다큐는 단순히 바다와 고기 이야기가 아니다. 먹거리의 기원, 산업의 윤리, 사람의 노동에 대한 기록이다. 초밥 한 점이 내 앞에 놓이기까지의 경로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 참치와 해산물에 관심 있는 미식가
-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먹거리에 관심 있는 시민
- 노동 다큐, 자연 다큐, 생명 다큐를 좋아하는 시청자 모두에게 강력 추천한다.
당신의 식탁에 올라온 그것, 어디에서 왔나요?
욕지도 사람들의 하루는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고기 한 마리가 아니라, 사람과 기술과 노동과 바다가 함께 만든 기적. 참다랑어 양식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다.
여러분은 양식 참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좋아요와 구독도 잊지 마세요. 이 소중한 이야기가 더 멀리 퍼지도록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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