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다큐멘터리 큐레이션/사회

75년 만에 돌아온 소년 병사 — 교복 입고 전장에 선 학도병들의 이야기

디-사커 2025. 8.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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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전, 교실 대신 전장을 택한 소년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름, 잊혀진 시간, 그리고 뒤늦게 돌아온 이야기.”


출처-KBS다큐

교복에서 군복으로, 너무 짧았던 청춘

이 다큐멘터리는 6.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소년들의 삶과 죽음을 따라갑니다.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소설가, 과학자, 반 1~4등 안에 드는 학생으로 평범하게 살아갔을 주인공들. 그러나 그들은 총 대신 펜을 내려놓고, 교실 대신 전장을 택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전쟁사’가 아니라, 청춘과 꿈을 빼앗긴 세대의 증언록입니다.


출처-KBS다큐

75년 만에 돌아온 이름 없는 병사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서 발굴된 유해와 유품, 그리고 DNA 대조를 통해 뒤늦게 확인된 이봉수 학도병의 신원. 칠남매의 맏형이었던 그는 경주중학교 4학년이었지만,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학도 지원을 했습니다. 1950년 9월 17일 안강·기계 전투에서 전사한 그의 시신은 75년 만에야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가족들이 눈물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이 장면은 전쟁이 끝나도 끝나지 않는 기다림과 그리움을 상징합니다. 한 생애를 통째로 지운 세월이지만, 한 줌의 흙과 녹슨 군복 단추가 그를 ‘존재했던 사람’으로 다시 불러옵니다.


출처-KBS다큐

교실에서 총성으로

당시 학도병들이 어떻게 전선에 투입됐는지, 그 처절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전국 27,000여 명의 학도병 중 상당수는 훈련도 없이 전투에 나섰고, 포항·안강·기계·장진호 등 격전지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포항여중 전투는 전원 학생으로만 구성된 부대가 북한군과 맞서 11시간 30분을 버틴 사례로 기록됩니다. 지휘관도, 군번도, 제대로 된 무장도 없었던 그들의 버팀은 기적이자 비극이었습니다.

한 학도병의 수첩에는 이런 글이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총구 너머의 현실은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무거웠습니다.


출처-KBS다큐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

다큐멘터리는 전사자의 이야기뿐 아니라 생존자의 고통도 비춥니다. 함께 참전한 친구들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수십 년을 살아온 노병들, 전장에서 받은 상흔을 평생 간직한 사람들, 그리고 서류 부족으로 참전 인정을 받지 못한 학도병들의 답답한 현실이 이어집니다.
“같이 살아남았으면 지금 얼마나 다정했을까.”
그 말 속에는 생존자만이 짊어질 수 있는 무거운 죄책감이 묻어 있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이름

문제는 전투보다 시간이 더 가혹했다는 점입니다. 당시를 증명할 서류와 증인은 점점 사라지고, 일부 학도병은 ‘참전하지 않은 사람’처럼 기록 속에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역사적 증거의 소멸이 가져오는 또 다른 상실입니다.
이 문제를 ‘제도적 개선’이라는 질문으로 던집니다. 우리가 그들을 더 늦기 전에 어떻게 기억하고 예우할 것인가.


출처-KBS다큐

다음 세대에게 남기는 숙제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는 호국 문예 대회입니다. 중학생들이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림과 시로 학도병의 삶을 표현합니다. 현재의 학생과 과거의 학도병을 반으로 나누어 그린 그림은, 전쟁과 평화가 한 줄로 맞닿아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나는 못 나갈 것 같아요.”
이 짧은 말 속에 세대 간 공감과 경외심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잊혀지지 않게, 늦기 전에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 속에서 가장 연약했던 이들이 어떻게 역사의 한 줄을 채웠는지를 기록합니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 아직 이름을 찾지 못한 사람들제도 속에서 사라진 참전 기록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남깁니다.

이 작품은 전쟁사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 교육 현장에서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단순히 ‘안타까운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 누리는 평화가 누군가의 청춘 값이었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게 합니다.

📌 여러분은 만약 그 시대에 학생이었다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이 이 다큐의 진짜 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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